지난 9월 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 이후 천안시장과 산하 부서들의 업무추진비가 크게 줄었다.

시행 전인 9월과 시행 첫 달인 10월과 비교해 한 달 새 많게는 약 95%까지 사용하지 않는 등 사실상 기존에 해오던 기업체와 기관·민간교류가 단절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소심할 수 밖에 없는 공직사회에 김영란법 시행이후 첫 위반사례로 적발돼 망신을 당할 것을 우려하고 법원으로부터 판례가 나오지 않는 상황 및 법을 놓고 의견과 해석이 제각각이어서 아예 만남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중소기업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나 지역 특산품 구입 등 기업유치 및 활성화를 위해 일하고 있는 기업지원과의 경우 법 시행 전인 지난 9월에는 156만 4000원을 사용한 반면 지난달에는 7만 9000원만 사용해 94.9%나 줄어 부서 조직운영에 소요되는 경비 자체 사용을 기피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계획과 역시 지난 9월 65만 3000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지만 지난달에는 69.8%가 감소한 19만 7000원을 사용했다고 공개했다.

시 정책방향을 선도하는 정책기획관실도 9월 시정현안 간담회 등으로 181만 3800원을 사용했지만 지난달에는 67.3%가 감소한 59만 4000원 사용에 그쳤다.

시장의 경우도 지난 9월 1461만 5970원을 사용했던 것이 10월에는 78.3%가 줄은 310만 3130원에 그쳤다.

9월 명절과 10월 10일간의 미국출장으로 사용금액이 줄긴 했지만 법 시행이후 기관 및 행사자 격려행사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다.

부시장 역시 9월에는 651만 4460원을 사용했고, 지난달에는 474만1200원으로 27.2%가 감소했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시 산하 사업 및 기획 부서뿐만 아니라 전 부서들이 직원들의 격려오찬이나 인사발령으로 인한 송별 및 환영식 등 기본적인 비용 외에는 업무추진비 사용을 꺼리고 있다.

괜한 오해와 구설에 오를 소지가 많아 부서장을 비롯해 구성원들이 예산사용에 대해 말문을 열기가 서로 부담스런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시 산하 부서들의 업무추진비는 식사나 지역 특산품 구입 등으로 주로 쓰이는 경향이어서 결국 지역 외식업체와 중소기업들의 물품 구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