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31일 비닐하우스 보온시설 설치 공사비를 부풀려 국가보조금 수십억원을 가로챈 이모(52)씨 등 시공업체 대표 3명을 보조금관리에관한법률위반과 사기혐의로 구속했다.

또 이들 업체 중 한곳에서 월급을 받으며 영업상무 노릇을 한 충남도내 기초단체 공무원 윤모(47)씨 등 현직 공무원 2명과 이모(47)씨 등 농민 188명을 함께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2년부터 3년 간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에너지절감시설설치지원사업'에 사업비를 부풀린 허위서류를 제출해 공사를 시행하는 수법으로 보조금 55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업은 비닐하우스 농가의 난방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여러겹의 보온커튼을 친환경적으로 시공하는 것으로 사업자인 농민이 공사비 절반을 부담해야 나머지를 국가가 보조한다.

이 씨 등 업자들은 이런 점을 노리고 농민들에게 접근해 농민 자부담을 대납해주는 조건으로 공사계약을 하고 시설설치면적당 자재비나 인건비 등을 최대한도까지 부풀렸다.

설치업자들은 여러 건의 공사를 수주해 부당이득을 챙기고 농민들은 자부담 없이 보온커튼을 설치할 수 있어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구속된 업자 이씨는 이렇게 57건의 공사를 따내 국가보조금 17억원을 챙겼다.

수주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 업체는 현직 공무원 윤씨를 월급 200만원을 주는 조건으로 채용해 영업상무 역할을 맡긴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현직 공무원은 경찰수사대상인 한 업체 대표에게 수사사항과 관련한 자료를 흘리기도 했다.

김경열 지능범죄수사대장은 "업자와 농민, 공무원이 한통속이 돼 국가보조금을 가로채고 시설도 부실하게 시공했다"며 "이들의 불법행위를 관련기관에 통보해 부정 수급한 보조금을 환수조처토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