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가 뇌물수수로 검찰로부터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공무원에 대해 훈계 처분한 것이 감사원의 감사결과 밝혀져 제 식구 감싸기 아니냐는 비난을 받고 있다.

27일 감사원과 충남도, 검찰 등에 따르면 충남도농업기술원 A공무원은 2008년 9월26일부터 2009년 3월4일까지 농기계판매업을 하는 B주식회사 대표로부터 5회에 걸쳐 168만8200원을 받았다.

또 C공무원은 2008년 12월 3일 같은 회사 대표로부터 70만2700원, D공무원은 2008년 7월 23일과 10월 31일 2회에 걸쳐 같은 회사 상무로부터 76만8750원 상당의 뇌물 및 향응수수를 받아 검찰로부터 2010년 9월 28일 3명 모두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이에 도는 2010년 10월15일 검찰로부터 이 같은 내용의 수사기관 범죄처분 통보를 받고도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하지 않고 이들에게 2010년 11월 12일 훈계처분 해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주의요구를 받았다.

지방공무원법 제69조 제1항 및 지방공무원 소청 규정 제2조 제1항에 따르면 공무원이 관계법령을 위반해 징계사유에 해당될 때에는 관할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유구하도록 돼 있다.

특히 구 충남도 지방공무원 징계양정 관한 규칙(2009년 6월 30일 규칙 제3067호로 개정되기 전) 제2조 제1항의 규정에 따르면 금품·향응수수로 청렴의무를 위반할 경우 견책이상의 징계를 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도는 이들을 인사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하지 않은 채 뇌물수수행위가 자체 기준인 ‘검·경통보 비위공무원 조치기준’ 가운데 도박, 사기, 상해, 마약, 간통, 강간, 폭력행사 등 직무와 관련 없는 범법행위에 적용하는 ‘기타 법규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임의로 판단, 훈계로 자체 종결처리 했다.

이와 관련 충남도 감사위원회 조사담당은 “감사원에서 충남도에 관련자들에게 주의를 촉구해 더 이상의 조사나 추가 처분은 없다”고 사건종결을 시사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연일 충남도 공직자들의 공직기강 해이에 대한 보도를 접하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뇌물수수 공무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지만, 규정을 임의 판단한 인사 시스템에 더 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각 지방자치단체 농업기술센타가 추진하고 있는 ‘농기계 임대사업’과 관련, 전국의 6개 업체로부터 농기계를 구입해 주는 댓가로 4억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공무원 등 93명을 2010년 1월 20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농기계 구매 담당 공무원인 농림수산식품부 4급 공무원 A씨(現 농산물품질관리원 근무) 등 공무원 83명은 농기계 구입대금의 5~10%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례금 명목으로 수수했으며 이들은 또 업자로부터 해외여행 경비를 제공받고 룸살롱 등에서 향응을 받았다.

경찰은 죄질이 나쁜 공무원 B씨 등 5명과 업체 대표인 C씨 등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87명은 불구속 입건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