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국무총리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메모에서 이 총리의 이름이 나온데 이어 이 총리에게 3000만원을 건넸다는 언론인터뷰 내용이 14일 공개되면서 이 총리는 전날 있었던 국회 증언까지 도마에 올랐다.

이완구 총리는 전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성 전 회장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성 전 회장으로부터 한 푼도 받은 적 없다"고 답변했었다.

그러나 이 총리는 14일 경향신문이 녹취 공개하면서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의 2013년 청양홍성 보궐선거 당시 3000만 원을 현금으로 전달했다“는 내용에 대해 "어떤 증거라도 좋다. 이완구가 고인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증거가 나온다면 목숨을 걸겠다"고 초강수로 대응하는 등 망자를 둘러싼 진실게임으로 치닫고 있어 검찰 조사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 총리는 "자신이 먼저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 총리는 현직 총리의 입장에서 사망한 망자와 정치적·도덕적 명운을 걸고 진실공방을 벌이는 상황에 처했다고 할 수 있다.

이 총리는 불과 얼마 전 혹독한 청문회 과정에서 그의 거짓말을 줄곧 추궁 받았고 총리로 인준은 되었어도 상처가 극심했었다.

하지만 이번에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까지 불거지고 또 거짓말 의혹으로 연결되면서 총리직을 온전하게 수행하기도 힘들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총리는 전날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금품 수수가 드러나면 진퇴할 용의가 있느냐"는 새정치연합 이인영 의원의 질문에 "용의가 아니라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치자금법은 공소시효가 7년으로 성 전 회장의 녹취록에 나타난 자금 수수 시기는 2013년으로 이 총리가 부인하더라도 전달자의 증언이 나온 이상 검찰 수사를 피할 수는 없다.

지금으로서는, 성 전 회장으로부터 자금을 전달해준 것으로 보이는 윤 모씨가 실체로 드러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가장 먼저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총리는 현직 총리로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총리는 대통령 유고시 국정을 총괄하는 중차대한 자리인 까닭에 현직 총리가 조사를 받는 사태는 참으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헌정사의 오점이란 얘기가 나오며 이를 피하려면 이 총리의 총리직 사임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더한다.

하지만 이 총리는 총리직을 내려놓으라는 야당의 주장을 일축하고 있고 그는 "그건 말이 안 된다. 국사를 그렇게 할 순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총리의 이런 언급은 결백을 주장하면서 배수진을 친 것으로 들리지만 사실상 이미 돈 전달자가 사망해 검찰은 증거를 찾을 수 없을 것을 전제한 말일 수 있어 이 총리의 행보에 온 국민의 이목이 쏠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