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자살직전 남긴 것으로 보이는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와 언론 통화내역 공개되면서 동향의 이완구 총리에 지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성 前회장이 자살 전날 무슨 얘기했나" 캐묻는 이완구, 왜?

12일 이기권 전 새누리당 충남도당 대변인은 성 전 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산의료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총리가 이용희 태안군의회 부의장과 김진권 전 태안군의회 의장에게 각각 12통과 3통씩 전화를 걸어 성 전 회장과 '무슨 얘기를 했느냐'고 캐물었다"고 밝혔다.

이 전 대변인은 성 전 회장의 측근으로 그가 숨지기 전날인 지난 8일 이 부의장, 김 전 의장과 함께 대화를 나눴다.

대화에 참여했던 이 부의장이 한 언론과의 11일자 인터뷰에서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의 이름을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섭섭함을 토로했다"고 밝혔고 이 보도를 본 이 총리가 11일 오전부터 직접 전화를 걸어 따졌다는 것이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자살하기 전날 대화를 나눴던 측근들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대화 내용을 캐물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 전 대변인은 "이 총리는 이 부의장에게 '왜 언론사에 그런 제보를 했느냐'고 짜증을 냈고, 대화 내용을 밝히기를 거부하는 김 전 의장에게는 '지금 5000만 국민이 시끄럽다. 내가 총리니까 나에게 얘기하라'고 고압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 총리가 대화 내용에 대해 상당히 궁금했던 모양"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 부의장의 휴대전화 통화 목록까지 공개하면서 "총리가 비서실을 통해서도 아니고 자신이 직접 두 개의 휴대전화로 전화한 것은 좀 아니지 않으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 전 대변인은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에 대해 언급하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성 전 회장이 정치권 인사들을 통해 무리하게 수사하지 말도록 해줄 것을 이 총리에게 부탁했는데, 이 총리가 '전임인 정홍원 총리가 먼저 한 사건이기 때문에 도와줄 수 없다'는 대답을 내놓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전 대변인은 그러면서 "청문회 국면에서 여론이 좋지 않았던 이 총리가 '충청포럼'(성 전 회장이 만든 충청 출신 인사들의 모임)에 지원 요청을 했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총리실은 "이완구 총리가 신문 보도를 보고 평소 알고 지내던 두 사람에게 전화해 (성 전 회장 사망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하고 보도 내용이 맞는지를 물은 것 이라고 밝혔다"고 언론은 전한다.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에 대한 이런 내용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성 전 회장으로서는 이 총리에 대한 서운함이 불만이 증폭될 법한 내용이다.

▲"이 총리, 충남경찰청장 시절부터 자금수수 사이" 항간 소문도

성 전 회장 자살이후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항간에는 이 총리가 여러차례에 걸쳐 기업을 하는 성 전 회장으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아왔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즉, 이번 '성완종 메모'에 유독 이병기 실장과 함께 구체적인 금액이 적혀있지 않은 것도 성 전 회장이 이 총리에게 몇 차례에 걸쳐 얼마의 돈이 건너갔는지 모를 정도이기 때문일 것이라는 얘기다.

비록 이 총리의 충남도지사 시절 제기된 안면도 개발 관련 법정송사로 서먹해지긴 했으나 이미 이 총리의 충남경찰청장 시절부터 그가 정치권으로 입성한 이후 수차례 이어진 선거 등 여러면에서 자금지원이 있었지 않았느냐는 분석이 그것이다.

이번에 이 총리가 성 전 회장이 자살전날 만난 지인들의 증언이 언론보도를 통해 쏟아지자 '총리신분에' 손수 전화를 걸어 꼬치꼬치 캐물었다는 정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이 총리는 성완종 메모가 나온 직후 언론 해명에서 "개인적으로 친밀한 관계가 아니다"고 밝혔던 부분에 대한 진위가 가려져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