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서북구선관위가 지난 구정쯤인 2월10일 자신의 이름을 새긴 선물 세트를 돌린 주명식 천안시의회의장에 대해 경고성 공문을 보냈다.

그러나 주 의장의 행위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명백한 기부행위임에도 불구 가장 가벼운 단계의 행정조치(공문 발송)로 사건을 종결 처리해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서북구선관위는 지난 3일 천안시의회의장 앞으로 ‘공명선거 협조요청’이란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선관위는 공문을 통해 "지난 설과 지난해 추석에 의장과 부의장 명의로 의원들과 의회 사무국 직원들에게 선물을 돌린 것은 공직선거법 114조에 위반될 수 있음을 알린다"며 "앞으로 위반하는 사례가 있을 경우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선관위 관계자는 "(주 의장과 안 부의장이) 선거법을 위반한 것은 맞으나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또 선물을 뿌린 상대가 지역 유권자들이 아니기 때문에 공문을 보내는 선에서 사건을 종결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선관위가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사안을 판단해 공직선거법의 공정성을 해쳤다는 지적이다.

천안아산경실련 정병인 사무국장은 "3선(주 의장), 5선 의원(안 부의장)들이 명절 선물에 자신의 명함을 붙이면 안되는 것을 몰랐다는 것은 말도 되지 않은다"며 "이를 두고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물을 받은 시의원과 의회 공무원들 수십명 가운데 (의장과 부의장의) 지역구 유권자들이 있는데도 어처구니없는 판단을 했다"면서 "솜방방이 처분을 내린 선관위의 결정에 유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