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목천고등학교에 재학중인 한 여고생이 스케치한 소녀상을 대학생들의 협조로 동상을 제작해 2일 제막식을 가졌다.

천안 목천고(교장 최인섭)는 2일 오전 학교 교정에서 800여명의 학생, 교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고 일제 만행을 알리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 제막식을 가졌다.

이날 제막식은 천안 출신으로 광복회원인 독립유공자 조동빈(91)옹과 학생 대표 등이 참여해 조옹의 소녀상 헌화와 기미 독립선언문 낭독, 만세 삼창 순으로 진행됐다.

이 소녀상의 제작은 지난 1월 말 이 학교에 재학중인 2학년 김민지 양이 그린 소묘에서 출발했다.

김 양은 겨울방학 기간 중 최인섭 교장에게 역사 특강을 듣던 중 강제 위안부 동원 등 일제의 만행에 희생당한 할머니들의 고통을 가슴에 새기면서 자신의 스케치북에 소녀상을 그렸다.

이 소묘작품을 본 최 교장은 미술담당 김정미 교사와 상의해 김 양의 그림을 모델로 소녀상을 만들어 산교육의 장으로 활용하자고 뜻을 모았다.

이후 김 교사는 자신의 모교인 한국교원대 미술교육과 후배들에게 재능기부를 요청, 이들이 받아들여 대학생들이 1달여간에 걸쳐 소녀상을 제작했다.

소녀상 제작에 참여한 한국교원대 학생은 황석인군(4년)과 이지수(여. 3년), 임성하 양 등 3명이며, 이성도 지도교수와 김철용 조교가 작품 감수를 맡았다.

소녀상의 크기는 높이 98㎝, 폭 35㎝ 규모로 섬유강화플라스틱(FRP) 재질로 만들어 황동색을 칠했다.

평화의 소녀상 후면에 부착된 안내문에는 ‘아리따운 소녀들에게 자행한 비인권적 행위에 진심어린 사죄와 피해 할머니들의 인권과 명예회복을 촉구한다’며 ‘일본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 역사의 진실을 알려 남북이 통일해서 전쟁 없는 나라, 다시는 후세에 끔찍한 고통을 겪지 않는 대한민국을 염원한다’고 기록돼 있다.

목천고등학교는 유관순 열사의 고향인 병천면과 경계한 곳에 위치해 있으며 1919년 3월 14일 천안 최초의 독립만세운동(목천기미독립만세운동)이 전개됐던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