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의회가 지난해 12월 고가의 의원용 패딩점퍼를 혈세로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시의회는 동절기 현장방문용 목적으로 패딩점퍼를 구입했다고 해명하고 있으나 이 점퍼를 착용한 단체 현장방문은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12일 천안시의회에 따르면 천안시의회 의장단은 현장방문용 근무복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지난해 12월 1벌당 27만원 상당의 패딩점퍼 22벌을 구입했다.

패딩점퍼를 구입하는 예산은 의회공통경비 374만원, 의원 상조비 220만원이 투입됐으며 패딩점퍼 구입에 시민 예산이 절반 이상 사용됐다.

그러나 시민혈세가 투입된 패딩점퍼를 입고 실시한 천안시의회 차원의 현장방문은 단 한 차례도 없었고 천안지역 농가가 구제역과 AI로 신음하고 있었지만 이들의 패딩점퍼는 활용되지 못했다.

언론의 지적에 떠밀려 지난 4일 일부 의장단 차원에서 실시한 방역초소 방문에서도 이들은 패딩점퍼를 입지 않았다.

시의회 관계자는 "지난해 자매도시인 인제군에서 열리는 빙어축제에 시의원들이 단체로 방문한 적이 있었으며 그 당시 방한용 단체복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올해도 이 같은 이유에서 패딩점퍼를 구입했지만 인제군의 빙어축제가 취소돼 실제 사용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의장단의 독단적인 결정에 일부 시의원들 역시 쓸데없는 짓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A 의원은 "의장단이 일선 의원들에게 사전 설명 없이 패딩점퍼를 구입했으며 아무리 의원 상조비가 일부 포함됐다고 하지만 시민혈세로 입지도 않을 패딩점퍼를 구입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B 의원은 "패딩점퍼 구입과 관련 인터뷰할 의사가 없다"며 “단 구입 후 단체로 입은 적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