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현 충남경찰청 수사 2계장이 수사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김종성 충남도교육감이 구속되면서 충남장학사 사건의 전모가 본색을 드러났다.

충남지방경찰청 수사 2계는 7일 제 24기 교육전문직 중등분야 수사 결과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은 "교육감이 장학사에게 선거자금을 마련하라고 지시하고, 교사 4명을 시험에 합격시키라고 지시해 진행됐다"고 말했다.

교육계 수장의 지시를 받은 공직감찰 담당 A장학사는 인사담당 B장학사, 교육지원청 C장학사, 사망한 출제위원 D장학사 등과 함께 사전에 문제를 만들어 응시자들에게 알려주고 대가로 1인당 1000~3000만원씩 받기로 하고 이를 차기 교육감 선거자금으로 쓰기로 했다.

이에 시험 응시자들에게 접근해 돈을 건넨 응시자 18명 등에게 시험일 전에 논술과 면접시험 문제를 알려주고 모두 2억 9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또 이들은 대포폰을 사용하고 역할을 나누는 등 범죄조직을 맞먹는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공직감찰 담당 A장학사는 이번 사건을 총괄하면서 교육감에게 진행상황을 수시로 보고하고, 공범들과 함께 응시자 선정, 출제위원 포섭, 문제 유출 및 수수한 뇌물을 지인에게 보관하는 등의 역할을 담당했다.

인사담당 장학사 B씨는 출제위원을 포섭하고 문제유출을 담당했으며 숨진 장학사 D씨는 문제를 미리 만들고 이 문제가 출제될 수 있도록 하고, 일부 응시자를 선정하고 직접 돈을 수금한 것으로 확인됐다.

C장학사는 응시자를 선정하고 문제를 전달한 다음 뇌물을 수금해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

피의자들의 진술내용 등의 자료가 가득하다

특히 이들은 경찰이 수사를 시작하자 교사들에게 '거짓말 탐지기 검사에 거부하라', '수사관 교체를 요청하라', '남녀관계로 진술하라' 등 수사대응 요령을 만나서 전달하고, 교사들은 이 메뉴얼대로 수사에 대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교사는 자신을 낙점에 준 것에 대해 고맙다며 수고비로 수백만원을 따로 챙겨주기까지 해 교육계에 이 같은 비리가 만연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또 이번 사건을 수사하면서 나온 또 다른 돈 2억8000만원에 대해서는 교육감 자녀 축의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직 출처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조대현 수사 2계장은 “24기 시험 뿐 아니라 23기 시험에서도 뇌물을 수수한 정황이 확인돼 초등분야와 함께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건 외에도 현재 교육계에서 제보가 잇따르고 있는데 상당히 구체적인 제보들도 들어오고 있다. 관행처럼 일상화된 교육계의 각종 비리에 대해 심층 내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충남경찰청은 응시자를 합격시키라고 지시한 교육감과 문제 유출에 개입한 장학사 3명, 시험문제를 다른 교사에게 판 교사 1명 등 총 5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가담자 교사 등 22명을 불구속입건, 출제위원 2명은 추후 신병 처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