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피해보상에 불만을 품은 김모씨(46)가 20일 오후 1시께 "아산시청을 폭파시키겠다"며 차량에 휘발성물질과 부탄가스 등을 싣고 본관으로 돌진했다.

다행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김씨는 이날 오후 10시30분께 경찰의 강제 진압이 진행되기까지 9시간 30분간 차안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이날 김씨는 RV차량 보조석에 부탄가스 한 박스와 휘발성물질 두통을 실은 채 현관 유리문을 부수고 아산시청 본관 10m 가량인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까지 진입했다.

김씨는 경찰과 대치를 벌이며 경찰의 강제진압이 시도될 때까지 차량 안에서 문을 잠근 채 "시청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했다.

경찰은 9시간30분 가까이 대치상황을 벌인 이날 오후 10시30분께 경찰특공대와 소방대원을 투입해 차량 유리창을 깨고 3분여만에 김씨를 강제 진압했다.

김씨는 아산시 염치읍에서 고추농사를 지으면서 지난달 태풍 여파에 따른 수해피해보상의 불만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이 지역에 집중호우가 발생한 가운데 비닐하우스 5개 동에 침수 피해를 입어 8000만원 가량의 농작물과 시설물 피해를 봤다고 아산시에 신고했지만 지급받은 보상금은 종자 가격인 100만원으로 전해졌다.

이날 차량돌진으로 이곳에 근무 중이던 공무원, 민원원 등 500여명은 건물 밖 주차장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아산시 온양온천역 등에서 을지훈련에 참관 예정이였던 복기왕 아산시장도 '차량이 돌진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아산시청으로 돌아와 직접 대화를 시도했지만 김씨를 끝내 설득하지 못했다.

경찰은 협상팀을 동원해 A씨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시도했지만 강제 진압에 앞선 오후 7시께 10여명의 경찰특공대가 무력 진압에 나선다는 이야기가 나돌자 한 때 아산시청 주변에 긴장감이 돌며 경찰과 소방당국 등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도 했다.

김씨는 경찰 등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차안에서 분출시킨 부탄가스를 흡입해 강제 진압된 이후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김씨는 가스중독 증세를 보였지만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시 관계자는 "김씨의 주장대로 집중호우 때 수문 관리 책임 부분과 함께 재해보상과 관련해 추가조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검거 직후 농약이 발견돼 천안단국대병원으로 이송해 위 세척 결과 농약성분이 검출됐다.

경찰은 김씨에 대한 치료가 끝나는 대로 특수공무방해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