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은행직원이라고 속여 수억 원대 대출사기 범행을 저지른 김모(52)씨 등 18명을 22일 검거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저금리 전환대출 가능’이라는 문자메시지를 전송해 대출 희망자를 모집한 뒤 농협 직원을 사칭하고 실제 금융상품인 ‘대환론’을 미끼로 “높은 금리의 대출을 낮은 금리 대출로 전환해준다”고 속였다.

이후 대부업체로부터 대출 받도록 유도하고 이를 저금리로 전환해 준다며 수천만 원씩 송금하게 해 가로채는 등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53명에게 7억4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신용등급이 낮아 시중은행 대출이 어려워 대부업체 등 제3금융권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삼았고 30%를 육박하는 대부업체의 고금리를 4.7%의 시중은행의 저금리로 전환 대출해 준다고 현혹했다.

특히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대출 상담, 현금 인출, 대포통장 제조·유통 등 역할을 분담해 점조직 형태로 운영했으며, 대포폰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비대면 원칙을 지켜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와이파이 가능 지역에서 노트북을 사용해 인터넷 뱅킹으로 송급 받은 돈을 여러 대포통장에 분산 이체, IP추적을 피했으며 평범한 가정주부를 변장시켜 현금 인출책으로 고용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실제 경찰은 단 2명이었던 현금 인출책을 CCTV에 잡힌 모습을 보고 여러 명인 것으로 추정하는 등 수사에 혼선을 빚기도 했다.

조대현 광역수사대장은 “기존 대출사기는 대출을 위해 각종 수수료가 필요하다며 소액을 여러 번에 걸쳐 가로채는 수법을 사용한 반면, 김 씨 일당은 대출금 전액을 송금하도록 유도해 일시에 수천만 원씩 가로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전화나 문자메시지를 통한 대출광고나 저신용, 저소득자에게 낮은 금리를 약속하는 광고는 사기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범행의 총책을 맡은 김 씨 등 8명을 구속하고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