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축협이 최근 청수동 행정타운에 직영으로 한우전문식당을 개장하면서 인근 식당들이 매출이 절반으로 줄어 지역상권이 붕괴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근 상인들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천안 청수동 신청사 2층에 170석 규모의 한우 전문식당인 N식당을 열었다.

축협측은 조합원들이 기른 천안의 능수한우와 충남의 브랜드인 토바우 한우를 공급받아 소비자에게 판매하고 있지만 골목식당의 손님까지 빼앗자 ‘골리앗과 다윗’ 싸움이라는 비난이다.

N식당은 이미 1일 취급 두수 10마리에 달하며 한 달도 되지 않아 매출액도 손익분기점인 1일 6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축협은 이를 위해 거액의 인테리어비용을 투자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고 하지만 이로 인한 피해는 인근 관련 상인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현재 행정타운 주변 청수동과 삼용동, 신방동, 쌍용동 등 300여 개소의 고깃집이 자리 잡고 있고 인근에도 20~30개소의 관련 업종이 영업중이다.

축협은 조합원들의 한우 판로개척과 수익창출을 위해 N식당을 직영한다지만 수년 전부터 천안지역 축산농가들이 병천면 A한우전문식당 등을 운영하고 있어 축협이 판로개척 등을 지도 또는 보조하는 역할로도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가격 또한 A식당의 경우 한우 600ｇ당 4만7000원 이하지만 N식당은 6만 이상이어서 소비자들이 단지 축협 직영이라는 말에 현혹되는 게 아니냐는 비난도 사고 있다.

또 축협에서 직영하는 식당은 전국적으로도 제주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운영하지 않아 이를 안 관련 상인들은 “대형마트가 골목상권을 죽이는 일과 다를 게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

거센 비난 속에 축협 조합장까지 나서 N식당의 홍보를 자청하자 일부 축산관계자들도 모양새가 바람직하지 않는 입장이다.

천안축협관계자는 “축협중앙회와 충남도에서도 권장하고 있는 사항이며 법적 5년 동안 직영해야 한다”며“소고기 소비촉진과 축산 농가들의 소 값 하락을 막기 위해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