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 논란속에 상정조차 못하고 있는 충남지역 고교평준화 조례제정과 관련 천안지역 시·도의원들이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를 압박하고 나섰다.

평준화를 촉구하는 천안시·도의원 일동은 ‘설문조사 50% 이상 시 평준화 실시’를 골자로 하는 도의원 발의안에 찬성하는 천안시의원 13명의 서명을 받아 12일 고남종 충남도의회 교육위원장에게 전달했다.

김영숙 천안시의원 등 천안지역 시·도의원 6명은 이날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 찬성비율은 소수의견 존중 및 과반수 의결이라는 민주주의의 일반적인 원칙과 기준에 따라 정하면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천안은 2014년도 고교평준화가 실시돼야 한다”며 “충남도의회는 고교평준화 조례안을 즉각 상정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천안은 인구 60만이 넘는 도시다. 이 정도 규모의 도시에서 고교 평준화를 실시하지 않고 있는 지역은 전국에서도 유일하게 천안뿐”이라며 “천안은 비평준화 지역으로 복귀하면서 지역의 학생과 학부모들은 심각한 입시지옥과 사교육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지난 2010년 12월 연세대 강상진 교수의 연구 발표를 근거로 제시하며 “16개 시,도 교육청별 분석에서 충남은 수능 평균성적이 가장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며 “전국 중소 도시 비교에서 평준화지역 고교의 수능성적이 항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천안의 명문대 진학률이 낮은 또 하나의 이유는 몇몇 학교가 우수한 중학생들을 싹쓸이 하면서 천안에 있는 15개 인문계 고교 간 제대로 된 경쟁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애초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에 경쟁조차 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일각에서는 평준화 제도가 학생과 학부모들의 학교선택권을 박탈한다고 우려한다”면서도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많은 평준화 지역에서 ‘선 복수지원 후 추첨’의 고교 배정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몇몇 시내에서 거리가 멀거나 비선호 학교에 대해서는 기숙사 신축 등 전폭적인 지원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며 “이런 보완제도를 통해 ‘학교선택권’ 문제는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이는 타 지역에서도 이미 입증된 사례”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일부 고등학교 총동문회에서 평준화 반대기자회견을 연 것과 관련, “학생들의 교육제도 바꾸는 문제를 이해당사자도 아닌 동문회의 의견으로 가면 안 된다”면서 “평준화와 관련한 리스크를 줄이는 부분과 문제점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하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