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경찰관들의 응급구호 조치로 주민의 소중한 생명을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5월9일 밤 11시23분 다급한 여자가 울면서 누군가 다쳤다고 112로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은 아산경찰서 배방지구대 장성수 경사와 신태상 경사는 곧바로 신고자가 살고 있는 아산시 배방읍 소재의 한 가정집에 도착해 신고내용을 접수했다.

신고자는 연인관계인 박모씨(25)와 함께 술을 마시고 들어온 뒤 자신이 헤어지자고 하자 박씨가 내부의 대형 유리창 3장을 주먹으로 깨고 가구를 부숴 자신이 112에 신고하는 것을 보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두 경관의 눈에 들어온 것은 거실 한가운데 낭자한 선혈이었고 현장 상태로 봤을 때 박씨는 과다출혈로 생명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는 다급한 생각이 들었다.

신고자를 안심시킨 두 경관은 집을 나와 손전등을 비추며 집 주변까지 이어진 핏자국을 따라 나섰다.

그러나 집에서 거리가 멀어지면서 핏자국은 사라졌다. 집 주변으로부터 대로변까지 수색을 했지만 박씨의 모습은 찾을 수가 없었다.

다급해진 두 경관은 이번엔 시내방향이 아닌 차와 인적이 드문 산쪽 시골길을 조심스럽게 수색하던 중 집에서 500미터 쯤 떨어진 도로 옆 배수로에 피범벅이 된 상태로 신음하고 있는 박씨를 발견했다.

박씨의 티셔츠와 바지까지 피로 물든 모습이 한 눈에 보아도 위험에 보였다. 119 도착 전 지혈이 필요했다.

외딴 시골에서 별도 지혈도구를 찾을 없었던 장성수 경사는 입고 있던 근무복을 벗어 출혈이 심한 박씨의 손목과 어깨 팔을 묶어 지혈했다.

119로 병원에 후송된 박씨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출혈이 조금만 더 있었더라도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현장에 출동한 두 경찰관의 신속한 수색과 응급조치 덕분에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정용선 충남지방청장은 14일 아산경찰서를 직접 찾아 장성수, 신태상 경관에게 표창을 수여하고 노고를 격려했으며, 장성수 경관에게는 새 제복을 수여했다.

정용선 청장은 이 자리에서 “장성수, 신태상 경관은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게 현장 상황을 판단하고 끝까지 박씨를 찾아 자신이 입고 있던 제복을 벗어 지혈을 하는 등 믿음직한 경찰활동을 펼쳤다”며 “현장에 출동한 두 경관이 형식적으로 수색을 했다면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두 경관의 노고를 치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