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로 예정된 한국미술협회 충남도지회장 선거와 관련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단일후보로 등록한 A씨가 지난달 말 한국예총 천안지부장으로 선출, 특정인에 의한 사조직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23일 한국미술협회 충남도지회(이하 충남미협)과 일부 회원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후보자 등록을 마친 충남미협 제20대 지회장 선거에 A씨가 단일후보로 등록, 이변이 없는 한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문제는 A씨가 지난달 28일 천안예총 정기총회에서 열린 지부장 선거에 단일후보로 등록, 제10대 지부장으로 당선됐다는 점이다.

그러나 천안예총 정관에는 타 단체 임원 겸임과 관련한 내용은 없다.

이에 충남미협과 천안예총 일부 회원들은 지역 예술계를 이끌어가는 2개의 단체를 특정인이 운영함에 따른 개인의 사조직화가 우려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천안예총은 ▲천안판페스티벌 2억 원 ▲반딧불 가족음악회 1억 원 ▲천안시민의 종 타종식 7천만 원과 ▲경상활동비, 임차료 5천만 원 등 총 4억2천만 원의 예산을 천안시로부터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충남미협은 충남도로부터 충남미술대전 운영비로 4천만 원을 지원받아 행사를 치르고 있다.

회원들은 비록 충남도의 지원 금액은 적지만 각 기관, 단체 등에서 제작하는 각종 조형물 공모전의 심사를 담당하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고 귀뜸했다.

더욱이 충남미협 18, 19대 회장을 지낸바 있는 A씨는 병천 문화의 거리, 아우내 독립만세 운동 기념공원, 천안상징 조형물 등 총 4번의 공모전에 응모해 3번 당선, 7억 원에 가까운 상금을 수령하기도 했다.

회원 B씨는 “충남미협은 큰 조형물과 관련해 몇 십억 단위를 심의하고 리베이트에도 깊이 관여돼 있다”며 “(심사내용이) 투명하게 공개되면 모르지만 한 번도 심사가 공개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충남미술협회와 천안예총을 개인의 사조직으로 취급하고 장기 집권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며 사리사욕을 채우는 행위로 분명한 범죄”라며 “충남의 미술인들은 너무 참담하고 부끄러워 자괴감과 함께 창작의욕 조차 못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A씨는 “능력이 되고 협회를 발전시킬 수 있다면 몇 개의 단체를 겸임하더라도 문제없는 것 아니냐”면서 “실제로 충남지역에서도 타 협회를 겸임한 사례가 여럿 있었고 전국적으로 있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거와 관련된 모든 것은 회원들의 검증을 받는 것이다”라며 “조형물과 관련된 공모에 심사를 맡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수 십개의 공모전에 응모해 몇 개가 당선됐을 뿐 떨어진 것도 많다. 당선된 것도 심사위원들이 마음에 들어서 선정해 준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한편 충남미협 일부 회원들은 22일 성명을 내고 ▲지회장 후보 자격이 없는 A 씨는 충남미술계를 떠날 것 ▲특정인을 지회장에 연임시키기 위해 위법행위를 지속하고 있는 충남미술협회 임원들은 전원 협회를 탈퇴할 것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