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가 1000억 원대의 적자를 숨기기 위해 분식회계를 했다는 감사원 발표에 시민단체에 이어 정치권에도 확산되고 있다.

천안시의회 주일원 의원은 12일 오후 천안시청 브리핑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천안시장은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그동안 우려했던 바와 같이 시의 재정건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며 “그동안의 누적된 천안시 총 부채의 해소 방안과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밝혔다.

자유선진당 충남도당도 성명을 내고 “분식회계를 자행한 성무용 천안시장은 스스로 용퇴하는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또 “이 같은 천안시의 행태는 철저히 시민들을 무시하고 기만하는 명백한 범법행위”라며 “각종 현안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범법을 저질러 가며 시의 재성상태를 호도하는 현 시장에게 천안시를 맡기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4.11 총선 출마를 선언한 자유선진당 박상돈 천안을 예비후보도 논평을 내고 “성무용 시장은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예비후보는 논평에서 “과거 음성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기업에서나 일어날 법했던 분식회계가 천안시에서 비밀리에 추진돼 왔다는 것은 시민을 기만하고 거짓시정을 홍보한 것인 만큼 시장직 사퇴는 물론 관련자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교롭게 시의 분식결산은 성무용 시장이 재선 민선시장으로 재임하는 기간 중에 발생했다”며 “시민들은 1000억 원이 넘는 적자재정을 알릴 경우 3선 연임에 실패할 것이 두려워 시장이 수년간에 걸쳐 분식결산을 주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합진보당 충남도당도 논평을 통해 “사기업의 ‘분식회계’는 범죄행위”라며 “가장 공적이어야 할 지방자치단체에서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는 것에 대해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치단체가 빚더미에 앉으면 그 피해는 결국 지역주민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다”며 “지방재정은 주민들의 혈세이지 결코 단체장들의 쌈짓돈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논평은 “방만한 재정운영과 부정한 회계조작의 근본원인은 단체장의 공약사항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집행했다”며 “담당 공무원 몇 명에 대한 징계로 끝나서는 안 되며 재정운영의 총책임자인 시장의 공식적인 사과와 믿을 수 있는 재발방지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성무용 시장은 같은 날 열린 ‘천안시 시설관리공단 창립기념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감사원 입장에서 볼 때 재정운영에 부적절함을 지적한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고 받아들이겠다”면서도 “그러나 천안시 재정운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이 다만 재정운영 회계기법 상에 문제가 있었다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성 시장은 이어“앞으로 건전재정 운영을 위해 보다 열심히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감사원은 지난 10일 천안시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5년간 총 1073억 원의 순세계잉여금 결손 발생을 감추기 위해 매년 가공의 이월금을 계상하는 방법으로 분식결산 해 14억 원의 흑자가 발생한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결산서를 작성했다고 감사결과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