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천안시 공무원 A(42)씨는 5일 오전 휴대전화로 "부인이 다쳐 누워 있다"라는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

A씨가 부인을 보기 위해 병원으로 가겠다고 장소를 알려달라고 하자 전화를 건 사람은 곧 바로 '부인을 납치했다'며 2000만원을 입금해달라고 요구했다. A씨의 카드 한도 금액과 이체 등을 물어보며 돈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었던 것이다.

이번 보이스피싱에는 납치된 부인의 목소리를 들려주겠다며 여성의 떨리는 목소리까지 들려주는 치밀한 수법까지 동원됐다.

A씨는 순간 머릿속이 멍해지고 당황했지만 이상함을 감지한 동료직원들이 바로 A씨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A씨 부인은 집에 안전하게 있는 것을 확인했다.

A씨는 "어눌한 한국어로 전화사기를 한다고 들었지만 남자와 여자 모두 한국어가 유창했다"며 "신속한 대처로 피해를 막을 수 있었지만 내가 전화사기의 표적이 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몸을 떨었다.

이에 앞선 지난 11월25일 천안시 성거읍 B이장에게도 20대 아들을 납치했다며 3000만원을 입금해달라는 전화를 걸려왔다.

서울에서 공부 중인 아들과 곧 바로 연락이 가능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지만 이번에도 역시 납치가 사실임으로 속이기 위해 떨리는 남성의 목소리가 보이스피싱에 동원됐다.

경찰 관계자는 "날로 교묘해지는 보이스피싱 수법 앞에 그 누구도 안전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만약 전화금융사기로 피해를 당할 경우 112신고를 통해 은행간 전용라인으로 신속히 피해금에 대한 지급정지를 요청할 수 있다"고 전했다.